좋은 대게를 고르는 법을 알게 된 계기 - 가족들의 바가지 요금
좋은 대게를 고르는 방법을 알게 된 계기는 매우 씁쓸하다. 그래도 이 경험 덕분에 지인들이나 가족들과 함께 대게를 먹을 때 바가지 쓰이거나 가격 눈탱이 맞는 일은 없어졌다.
한번은 아버지가 날을 잡고 가족들을 데리고 수산시장으로 대게 먹으러 갔다.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대게와 같은 갑각류이다.
하지만 대게 판매장에서 무게를 재면서 사장님이 아버지와 대화를 하는 모습을 먼 발치에서 보는데 아버지 표정이 정말 안 좋았다. 아버지도 우리 눈치를 보는 듯하시더니 애써 아무 일 없는 척 주문을 하고 들어오셨다. 우리 가족은 아버지를 해파리라 부른다.
해파리는 몸이 투명해서 속이 훤히 보이고 무엇을 숨길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대게도 요리법이 잘 못 되어서(난 원인도 정확히 안다) 맛이 썩 좋지 못하였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가족원들은 나보다 미각이나 후각이 훨씬 민감하다.
가족들은 서로 애써 웃고 좋은 날 안 망치려고 잘 마무리하였다. 나 외에도 좋은 날 큰 마음먹고 대게 먹는 날 가격이나 대게 상태 때문에 망친 사람들의 경험담이 정말 많았다.
노력하신 아버지 모습 봐서 우리 모두 삥 뜯기고 바가지 씌어졌단 걸 알았지만 불평하지 않았다. 다만 이를 계기로 좋은 대게를 고르는 방법부터 손질하고 요리하는 방법까지도 배우게 되었다.
좋은 대게를 고르는 것이 중요한 이유
서구권 국가들은 대부분 대게의 다리만 소비하지만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서 대게의 내장이야 말러 대게를 먹을 때의 메인 이벤트였다.
처음엔 필자도 내장이라는 말에 거부감이 있었지만 한번 대게 내장 맛을 본 이후 진한 게의 향과 맛을 잊을 수 없게 되었다. 대게의 내장 상태부터 내장의 양 그리고 다리 살의 수율은 모두 대게의 품질과 활성 상태에 엄청난 영향을 받는다.
대게는 특별한 날에나 소비할 수 있는 값비싼 해산물이고 대게의 품질에 따라 내장의 맛이나 다리 수율이 천차만별로 차이가 나기에 제 값을 주고 특별한 날 망치지 않기 위해서 좋은 대게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수산시장에서 대게를 선별하는 방법 개요와 예시
기본적으로 좋은 수산물을 선별하는 것은 도박이다. 그래서 몇 가지 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가급적 많은 선별 방법들을 알고 가산점과 감점 요소를 생각해야 좋은 대게를 포함함 좋은 수산물을 선택할 수 있다.
선별 법 외적으로도 출하지의 날씨나 조업 상황 바다의 기후와 심지어 대상 수산물의 먹이나 포식자들의 출몰여부 등 외부 요소 마저도 개입한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가격 대비 성능을 중요시 해서 상품성 있거나 최고 품질의 대게를 구입하지는 않는다. 다리가 잘린 대게 즉 절지 대게 중에서 활성도가 좋거나 게 상태가 좋고 시세가 괜찮은 경우의 대게만 구입한다.
흔히 한국의 수산시장에서는 좋은 품질의 대게들은 A급이라 불리며 가장 높은 시장가를 형성하고, 생존 상태가 안 좋거나 다리가 하나 떨어져 상품가치가 떨어진 대게들은 B급이라 불린다.
B급이라고 해도 보는 눈만 있으면 오히려 A급 대게를 능가하는 만족도를 얻을 수 있다. 필자는 항상 좋은 B급을 노려서 놀라운 가격에 대게를 섭취한다.
좋은 대게를 고르기 위해서는 선별방법과 더불어 지갑 상황 등도 고려해서 종합적인 분석 후 구매해야 한다. 이렇게 해도 도박이다 심지어
마지막으로 당부할 것은 대게가 저렴하다는 뉴스가 뜬 다음 날은 이미 늦었다. 그리고 대게는 절대 저렴하지 않다.
대게 선별 및 구매 예시
(원래 보통 가격 정보는 공개 안 하는데 예시로만 전달한다)
12월 연말에 구입한 대게로 860g 무게로 32,000원에 구입하였다. 연말에는 수요가 최고이고 러시아 대게 조업이 막 시작 되어서 대게의 시세가 가장 높은 시기중 하나라는 점에서 선방한 가격이다.
(+)요소
몸통과 다리가 색감이 살아 있고 분홍 빛이 돈다.
대게 등딱지가 딱딱하였다. *단단함 여부도 중요하지만 살이 등을 밀고 올라오는지 확인 해야 한다.
대게 껍데기에 부착생물들이 존재
내장의 양 자체가 많아서 배를 밀고 나온 것을 육안으로 확인
(-) 요소
대게가 다리를 잃었다. - 절지라고 무조건 나쁜 거 아니다. 다른 글에 후술
주름지진 않았지만 다리와 몸통의 관절이 꽉 차있진 않았다.
세워서 들어 볼 때 다리를 올곧게 뻗지 않는 등 전반적 활성도가 낮았다. 그럼에도 기절시키기 직전까지 걸린 7시간을 생존하였다.
좋은 대게를 고르는 법 1 국산 박달대게를 찾을거면 수협을 이용해라
한국의 박달대게는 단단한 박달나무처럼 살이 꽉 차서 껍데기가 단단한 대게를 의미한다. 우리 나라 수산물 중 박달대게와 흑산도 홍어는 수협의 관리를 받는다.
국산 박달대게를 구입 하겠다고 하면 가급적 수협의 위탁판매장 이용을 추천한다. 수협 위판매장에서는 박달 대게의 수율을 관리하기 때문에 만약 수율이 나오지 않는다면 환불도 해준다. 대게 다리 수율 확인은 다리의 중간 지점을 자르는 것인데 별도로 정확한 가이드라인들이 배초 된다.
대한민국 국산 대게들의 경우 대게들의 품질이 어획된 수심에 따라 천차만별로도 달라진다. 태평양의 대게 서식지의 경우 미국의 알래스카에서 북쪽으로 러시아를 거쳐 우리 나라 태평양까지도 닿는데 우리 나라는 대게들의 서식지가 이러는 띠의 맨 끝에 있어서 수심에 따라 대게들의 품질이 다르다.
러시아나 베링해 등 북태평양은 현저히 수온이 낮지만 동해 바다는 수온이 높아서 더 깊은 수심에서 조업된 대게들이 낮은 수심의 대게들보다 품질이 좋을 확률이 높다. 대게의 대표적인 어획 및 유통이 이루어지는 곳으로는 울진, 포항과 후포, 영덕 등이 있다.
좋은 대게를 고르는 법 2. 베르디 대게와 일반 오필리오 대게 차이 알기 & 수입 대게들의 원산지 알기 - 러시아의 서사할린, 프리모리, 연해주, 마가단 베링, 대서양 등
한국의 수산시장에는 다양한 원산지의 대게들이 들어온다. 라시아의 마가단(Magadan), 서 사힐린(West Sahalin)과 동사할린(East Sahalin), 프리모리(Primorsky 사실 프리모리 지방은 연해주와 동일하다), 베링해와 대서양 원산지 등(미국이나 캐나다 노르웨이 등에서 여기서 조업한다).
어느 원산지가 품질이 우월한지는 전문가나 노련한 상인들도 의견이 분분하고 경험에 따라 주관적이다. 다만 우리 나라에 주로 수입되는 러시아 대게들의 조업시기가 지역마다 다르기에 참고로만 알면 좋다.
대게들의 원산지를 알아야 한다고 하는 진짜 이유는 위의 대게 원산지들을 상인에게 대면 대게들에 대해서 잘 아는 줄 알고 바가지를 씌울 확률이 줄어든다.
베테랑 상인들도 베르디 대게는 베링해에서 많이 수입되어서 베르디가 하나의 원산지인 줄 아는데 베르디 대게는 원래 베르다이 대게라 주로 불리며 이들은 사실 일반적인 대게들과 다른 종이다.
일반적인 대게들은 오필리오 대게이다. 오필리오 대게나 베르디 대게도 우위가 있지는 않고 각자의 장단점이 있다.
좋은 대게를 고르는 법 3. 대게의 껍데기는 흐물흐물하거나 푹 들어가서는 안 된다. 대게의 껍데기가 연하면 탈피한지 얼마 안 되어서 수율이 낮고 내장 함량이 낮을 수도 있다.
*매우 큰 예외 중 한 개가 탈피 직전의 대게이다. 탈피 직전의 대게는 살이 꽉찬 상태이며 탈피를 위해 에너지를 비축해둔 상태이며 홑게라 불린다. 홑게는 2-5배 더 비싸다.
대게의 껍데기가 집었을 때 푹 들어가면 살이 없어서 껍데기를 못 미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 또한 대게 껍데기가 단단하지 못하면 대게가 탈피를 한지 얼마 되지 않았단 증거일 수도 있다.
대게를 포함한 갑각류는 몸의 크기가 갑피에 꽉 차도록 크면 더 큰 껍데기를 만들어 탈피하는 과정을 거친다.
한 사이즈 더 큰 옷을 구매한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탈피 과정은 대게를 포함한 갑각류들이 생사를 오가는 과정이며 에너지 또한 많이 소모한다. 그래서 탈피를 갓 한 게는 껍데기를 꽉 채우지 못하고 늘어난 껍데기 무게만 늘어나는 비효율적인 대게이다.
하지만 그와 같은 논리로 탈피 직전의 대게인 홑게는 자기의 갑각이 견딜 수 있는 최대 무게에도 도달하고, 탈피를 위한 갑도 얇아져서 살로만 무게가 다 측정되는데다 껍데기도 부드러워서 먹을 수 있는 별미가 되는 아주 희귀한 대게이다.
이 홑게 대게들은 에너지 또한 많이 비축한 상태라서 살의 맛도 매우 달고 다리나 몸통 그리고 내장의 수율이나 상태가 최상품이다.
좋은 대게 고르는 법 4. 입 주위가 거멓거나 잔여물이 많은 대게는 품질이 높을 가능성이 많다.
대게들은 입 뚜껑이 있는데 이 뚜껑을 열어서 확인 해야 한다. 어획 되기 이전 먹이 활동을 열심히 한 대게들은 입 주위에 잔여물이 있거나 거멓게 물들어 있다.
먹이 활동을 열심히 하지 않았거나 수조에 오래 있던 게들은 입 주위가 깨끗하다. 먹이를 많이 먹었거나 오랫동안 먹이를 못 먹었는지 여부는 당연히 살 수율과 관련성이 크다.
좋은 대게 고르는 법 5. 대게의 몸통이나 다리가 투명해서는 안 된다.
대게의 몸통이나 다리가 투명하면 말 그대로 살이 없는 빈 공간이 비치는 거라서 피해야 한다.
좋은 대게 고르는 법 6. 몸통, 다리나 관절에 핑크 빛 분홍 빛이 드는 게들은 품질이 좋을 확률이 높다. 창백한 게들은 다리 살 수율이나 내장이 안 좋을 확률이 더 많다.
일반적으로 갑각류 모두 품질이 좋을 수록 색감이 뚜렷하고 활성도가 낮아지거나 품질이 안 좋을 수록 색감이 옅어진다. 또한 색의 진함 정도는 더 깊은 수심에 살았다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대게의 경우 생존률과 색의 진하기가 연관 되어 있고 살 자체가 붉어서 껍데기를 밀고 어기에 핑크색 분홍색 붉은 색 여부는 게 품질에 중요한 판단 요소 중 하나다.
좋은 대게 고르는 법 7. 대게들의 다리와 몸통 관절들이 선홍 분홍 빛이 띄고 탄력 있고 꽉차면 수율이 높을 확률이 높다. 대게 다리나 몸통 관절에 주름이 졌다면 무조건 피해라
품질이 낮은 대게를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대게들의 관절이 만약 주름이 졌다면 거의 확실하게 수율이 낮다.
대게들의 다리와 몸통 관절이 매우 꽉 차고 뚱뚱하고 분홍 빛이나 붉은 빛을 띄면 품질이 좋은 확률이 높은데 이는 말 그대로 대게의 살이 관절을 밀고 나오기 때문이다.
